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주택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선방안’ 보고서를 내고 주택연금제도는 중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을 2.1%로 가정하고 설계됐지만 명목주택가격 상승률은 향후 연평균 -0.33~0.66%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인 주택 보유자(또는 그 배우자)가 금융기관에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한 뒤, 매달 고정적인 생활자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장기주택저당대출이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의 평균 자산 3억6천648만 원이며 이 중 금융자산의 비중은 1.8%이다. 대부분 부동산에 자산이 치중된 셈이다. 

 

주택연금은 은퇴후 주택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2007년 515명이던 가입자가 2017년 4만9815명(누적)으로 10년 동안 90배 넘게 늘었다.

 

보고서는 현행 주택연금 상품의 지속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행 제도는 중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을 2.1%라고 가정해 설계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너무 높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전년 동기 1%p씩 상승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2017년부터 2030년까지의 집값은 연평균 0.33% 하락한다. 인플레이션이 2%p씩 상승하면 연평균 0.66% 상승에 그쳤다. 

 

명목주택가격이 -0.33% 낮아지면 정부재정으로 부담해야 할 손실규모는 2044년 최대 7조8000억원에 달하고 0.66% 상승하면 손실규모는 2044년 최대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지역별 분석 등 모형을 정교하게 다시 설계해 이에 걸맞은 산정액을 도출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하고 제도 활성화 및 지속가능성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현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