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전국회의(전국회의)는 17일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자치경찰 관련 법안 개정이 ‘위장된 국가경찰’을 도입하려는 시도라며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회의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 여당이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경찰법, 경찰공무원법 등 자치경찰 관련법 개정안을 다시 국회에 제출한데 대해 “지방자치원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고 도저히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회의는 정부 여당의 자치경찰법안에 대해 “광역시, 도에 자치경찰본부, 기초시, 군, 구에 자치경찰대를 두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을 분리하고 지구대와 파출소의 기능을 대폭 자치경찰로 이양하는 원래의 이원화 모델을 기존 국가경찰 내에 자치경찰을 하나의 부서 조직처럼 두는 일원화 모델로 기본 골격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국회의는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확대를 위한 자치분권강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따른 권력기관의 민주화인 경찰권 분산이라는 자치경찰제 도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위장된 국가경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여당이 자치경찰을 국가경찰의 부서로 한데 대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가재정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한데 대해서도 “원래의 이원화 모델(국가-자치경찰 분리)이 마치 많은 추가재정이 소요되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국회의는 “자치경찰의 인력은 생활안전, 교통, 방범, 지역경비 등 민생중심 업무를 중심으로 기존 국가경찰 인력에서 오는 것이고 기본 장비, 시설도 거의 기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국가경찰 예산에서 대부분 자치경찰 운용 재정이 분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회의는 “이번 정부 여당안은 핵심기능인 자치경찰의 인사와 조직이 독립적으로 운용되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어 무늬만 자치경찰인 셈이다”며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형식화, 자치경찰부서 기피, 지구대와 파출소의 지휘와 업무 혼선 등으로 오히려 주민 치안서비스 강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회의는 2022년 전면 실시를 목표로 김영배 의원이 정부 여당안으로 발의한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고 본래 도입키로 한대로 자치경찰이 완전 분리된 법안으로 새로 발의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