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남도의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국회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에 앞서 정부의 재정 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21-22일 이틀간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024년 지방재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회에서 광주는 ▲AI 혁신 실증 밸리 조성(총사업비 6천억원, 2025년 요구 국비 719억원)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총사업비 800억원, 요구액 5억원) ▲미래 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지원 플랫폼 구축(총사업비 445억원, 요구액 12억원) ▲AI반도체 통합검증센터 구축(총사업비 300억원, 요구액 42억원) ▲광주-대구 달빛철도 건설(총사업비 300억원, 요구액 90억원) 등의 국비 지원을 건의했으나 ‘일부 수용’ 판단을 받은 것은 광주-대구 달빛철도 건설사업 단 1건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사업은 ‘수용 곤란’, ‘AI 혁신 실증 밸리 조성’·‘미래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지원 플랫폼 구축’·‘AI반도체 통합검증센터 구축’ 등의 사업은 ‘신중 검토’ 판정을 받았다. ‘수용 곤란’이나 ‘신중 검토’ 판단을 받은 사업은 사실상 국고 지원이 불가하다는 의미다.

특히 ‘미래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지원 플랫폼 구축’의 경우 기재부는 “이미 대구, 강원, 부산 등에 미래차 관련 유사 사업이 있고 부산도 광주와 비슷한 사업을 요구하는 중”이란 이유를 들어 ‘신중 검토’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광주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미래자동차 핵심 부품’ 사업이 자칫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전남의 경우 ▲국립 김 산업 진흥원 및 물류단지 조성(총사업비 1천억원, 요구액 17억원) ▲K-디즈니 인력 양성 및 콘텐츠 제작 지원(총사업비 462억원, 요구액 154억원) ▲호남권 광역 SOC 조기 확충(총사업비 미정, 요구액 120억원) ▲미래에너지 반도체 산업지원 플랫폼 구축(총사업비 460억원, 요구액 24억원) ▲AI 축산업 융복합 밸리 조성(총사업비 미정, 요구액 3억원) 등의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그러나 ‘AI 축산업 융복합 밸리 조성’ 사업은 ‘수용 곤란’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K-디즈니 인력양성 및 콘텐츠 제작지원’, ‘미래에너지 반도체 산업지원 플랫폼 구축’은 모두 ‘신중 검토’ 판정을 받아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또한 ‘호남권 광역 SOC 조기확충’ 사업의 경우 세부적으로 ‘완도-광주 고속도로 2단계 예타면제 및 용역비’의 경우만 ‘추후 검토’ 판정을 받았으나 ‘목포역 철도시설 재배치 사업’은 ‘신중 검토’를 받아 사실상 국고 지원이 어려워졌다.

이 밖에 ▲국립 김 산업 진흥원 및 물류단지 조성의 경우 세부 항목에서 ‘김 우량종자 R&D 전담기구 설립 용역비’는 ‘수용 곤란’, ‘물류단지 3개소 조성 설계비’는 나주 물류단지 확장에 한해 수용한다는 ‘일부 수용’ 판정을 받아 겨우 체면은 살렸다.

이와 달리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조속 건설(총사업비 13조4천913억원, 요구액 1조9천119억원)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 및 실증(총사업비 7천294억원, 요구액 1천921억원) ▲부산아동병원 설립(총사업비 225억원, 요구액 12억원) 등은 각각 ‘일부 수용’, ‘대안 검토’, ‘조건부 수용’ 등 긍정적 판정을 받았다.

대구의 경우에도 ▲신공항철도 건설(총사업비 2조6천485억원, 요구액 110억원) ▲달빛철도 건설(총사업비 4조5천158억원, 요구액 600억원) ▲도시철도 4호선 건설(총사업비 7천756억원, 요구액 210억원)은 모두 ‘일부 수용’을 받아 광주·전남과 달리 내년도 국비 확보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이나 대구의 경우는 조 단위 사업도 척척 ‘수용 판정’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광주·전남의 성과는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22대 국회 가동 즉시 지역 국회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매일 김진수 기자